어제 얼떨결에 전역축하식을 미리 축하했다. 여느 수요일과 다름없이 명목상 출근만 한 채 개인공부하다가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 참, 전화가 걸려왔다.
"선배님, 지금 어디십니까?"
"지금 DHL인데 회식모임에 꼭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, 미측이 선배님 전역선물까지 준비해놓고 해서~~"
전역선물은 나무로 된 gladius였다. 선물받으면서 듣기를 자유의 몸이 된 글레디에이터에게 로마 황제가 나무로 된 gladius를 선물하는 관행을 빌려왔다고, 축하한다, 넌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.
당시엔 크게 기뻤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연사를 어물쩍어물쩍 해내는 동안 기억들이 새록새록 추억이 되어가며 마음을 울렸는데,
후배와 같이 집에 가는 길 지난 1년반이 갈고리처럼 양심에 찔린다.
난 정말 오만불손한 사람이었나, 사실 난 군에서의 계급이란 걸 그리 우대하지 않았다. 통번역을 서비스로 생각했고,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성의를 다해 도와주는 것을 사명이고 보람으로 생각했다.(물론 실제는 이보다 못했을 것이다)
그러다보니 소위 말하는 군대문화와 나와의 충돌지점이 무엇이었고 어째서 그랬나, 를 생각해보니 나름의 결론과 추가 질문이 나온 게 이 글의 출발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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